문구류/노트

딴짓 어프로치 베이직 노트 리뷰(DDANJIT Approach Basic Note Review)

맙소사! 2016. 8. 12. 01:00

예전에 페북에서 노트 만든다고 하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딴짓이라는 곳인데 거기서 '우리 좋은 노트를 만들어 보겠다'고 그렇게 광고를 했죠. 그리고 그 노트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한번 사봤습니다.

이 노트인데요 사이즈는 M(142mmX210mm)과 16절인 L(185mmX260mm)이 있고 가격은 M사이즈가 5900원 L사이즈가 6400원입니다.

피드백을 적극 수용한다고 하는데 어떨진 모르겠네요. 보통회사들은 Ctrl+C Ctrl+V가 대부분인데 말이죠.
비닐포장이 되어있기는 한데 미세한 구멍이 뽕뽕뽕뽕 뚫려있더라구요. 습기 먹는거 방지하려고 해놓은건 아닌 것 같네요.

겉의 비닐포장을 까면 이렇습니다. 센스 있는 사람이 만든 듯 로고하나 없이 깔끔하고 심플한 디자인이에요. 로고를 대문짝 만하게 박아 놓는 제품들은 판촉물 같아서 싫어하는데 저는 이런 디자인 너무 좋습니다. 혹시나 로고를 박게 되더라도 되도록 표지 안쪽에 박거나 후면 표지에 박았으면 좋겠어요.

표지 질감은 이래요 종인데 약간 엠보스 가공이 되어있어요. 무슨 종인진 모르겠네요.

사이즈는 일반 16절 노트와 동일합니다.

제본부분인데 소위 말하는 떡제본이 되어있어요. 특이한 점은 책등이 전혀 없이 그냥 폴리우레탄인지 뭔지 본드가 붙어있어요. 뭔가 때가 굉장히 잘탈거 같은 느낌이에요.

물론 장점도 있어요. 책등이 없어서 쉽게 접히기 때문에

이렇게 힘을 많이 안줘도 이렇게 쫘악 펼 수 있고 이로 인해서 손에 걸리는 느낌 없이 쓸 수 있어요.

또 이렇게 그 이상으로도 접히기 때문에

이렇게 완전히 접은 상태에서도 쓸 수 있어요. 이게 얼마나 좋은지는 아시는 분들은 아실거에요. 이동하면서 혹은 차에서 잠시 메모해야 할때 무식하게 저렇게 큰 공책을 훌렁 펼친 상태로 쓸 수 는 없잖아요. 그래서 휴대용 노트로 A5노트를 들고다니는 거구요. 물론 폰을 쓰면 되죠 음...네...

제본미스가 나서 못펴는 곳이 있긴 하더라구요.

또 이렇게 뜯어낼 수 있도록 용지 끝에 미세한 구멍이 뽕뽕 뚫려있어요.

그래서 이렇게 깔끔하게 뜯어낼 수 있죠. 처음에 딴짓이라는 곳에서 만들기전 계획 발표를 할때 페이지를 뜯어낼 수 있게 한다는 글을 보고 극혐이라는 생각을 많이했어요. 처음에 저기선 몰스킨 같은 노트를 만든다고 했고 저는 하드커버 제본 노트인줄 알았어요.
하드커버 노트에서 이지컷이 있으면 안되는 이유가 일단 한페이지만 쓰도록 설계된 노트패드가 아니에요. 양면을 쓰도록 계획하고 만든 노트인데 찢을 수 있도록 만들면 앞페이지에 무언가를 기록하고 난뒤에 뒷면에 무언가를 기록하고 뒷면에 무언가를 떼어내야한다면 앞면의 내용까지 같이 날아가버리는거죠. 또 하드커버 노트는 기록을 남기고 보관을 위한 노트인데 그런 노트에 이지컷 처리를 하게되면 넘겨보고 넘겨 보고 하다보면 그쪽이 닳아서 자동적으로 떨어지거든요. 그리고 띁어내다 뜯어내다 보면 중간중간 비어서 걸레쪼가리 비슷하게 되기도 해요. 그래서 굉장히 극혐했던건데. 이 노트는 그냥 막쓰는 노트로 나온것 같아요. 그냥 스프링노트의 스프링에 손이 걸리는 단점을 해결한 노트 정도? 그래서 뭐 뜯을 수 있도록 만든다 해도 뭐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 그러나 하드커버 노트도 낸다면 이지컷 같은 건 만들진 말았으면 좋겠어요.

줄 간격은 7mm입니다. 근데 8mm로 만들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저는 굵게 나오는 펜이 발색도 예쁘고 필기감도 좋고 글씨도 그나마 예쁘게 나오는것 같아서 그런 펜들을 좋아하는데요. 그런 펜들을 쓰기엔 아래위 간격이 조금 넓어야 해요. 물론 그런 펜들로 줄을 꽉꽉 채워쓰면 쓸 수 있긴하나 그러면 가독성 넘나 별로거든요. 위에 1mm정도는 남겨줘야하는데 그렇게 되면 7mm노트에는 6mm 밖에 쓸 공간이 없는거에요. 또 노트를 꾸미고 하기에도 8mm가 좋구요. 클레르퐁텐이 선간격 8mm로 노트를 만들고 있고 모닝글로리에서도 선간격 8mm노트를 내주고 있어서 정말 만족하는데요. 장사 잘되면 8mm선간격 노트도 내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또 특징이 선이 연하다는 것인데요. 저는 이거 정말 맘에 듭니다. 선은 줄 맞추기 위한 보조선이고 나만 보면 되는데 진하게 그어져야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여러모로 만든사람 센스가 맘에드네요.

이제 종이 질을 테스트해보죠. 언급을 안하는 것과 공식적으로 된다 안된다 말하는 건 다른데 저작권 무서워서 못가져 오겠지만. 상품설명에선 연필, 볼펜, 잉크펜, 만년필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고 나옵니다. 그리고 뒤 배김이 전혀 없는 사진을 올려놓았죠. '다만 만년필은 강하게 눌러쓸 경우 뒷 '비침'이 생길 수 있습니다.' 라는 다소 쎄~~한 문구가 들어있기는 하나 뭐 뒷'비침'쯤이야 라는 생각으로 구매를 했었습니다.

그러나... 생각보다 너무한거 아닌가요? 사실 이 정도면 수성잉크펜 쓰면 뒷면 못쓴다고 봐야죠

사쿠라 펜이야 갓갓이라 번개펜이라 불리는 셰도우 시리즈 말고는 웬만한 똥종이에도 뒷배김이 없기 때문에 논외로 하고 천원 짜리 노트도 받아내는 마하펜을 못받아냅니다. 저건 뒷비침이 아니라 배김입니다. 비침은 그냥 평량을 높은 걸 쓰면 해결됩니다. 그냥 종이가 얇아서 그런거니까요. 그러나 배김은 달라요 잉크가 배겼다는 건 사실상 반이상 뚫린거죠. 필기용종이는 어느 정도 내수성이 필요합니다. 종이에 내수성을 부여하는 공정을 사이징(Sizing)이라고 한대요. 배김은 종이에 내수성이 부족해서 생기는 거에요. 이 노트는 내수성이 부족한것 같아요.
게다가 플라스틱 팁을 사용한 스테들러 파인라이너도 못받아냅니다. 잉크가 연해서 티가 잘 안나 그렇지 이것도 거의 뚫렸습니다. 제가 모나미 플러스펜이 없는데 파인라이너와 거의 동일하게 플라스틱 팁을 사용하는걸로 보아 그것도 뚫릴 것 같네요.

사쿠라와 비슷한 젤펜인 사라사도 약간의 배김이 존재합니다.(클릭하셔서 크게 보셔야 합니다.)

노트의 기능성에 대해서는 정말 만족합니다. 스프링노트의 스프링에 손이 걸리는 치명적인 단점을 개선한 노트에요 상품성 있어보입니다, 연필, 샤프, 유성볼펜으로 필기하시는 분들한테 아주 좋을 듯 하고 그리고 스케치나 낙서, 캐리커쳐 하시는 분들한테도 좋을 듯 해요.
종이 부분에서는... 몰스킨 같은 노트를 만든다고 하더니 정말 종이를 몰스킨 같이 만들어 놨네요. 종이의 질은 1000원짜리 모닝글로리 캠퍼스 노트나 365노트보다 떨어집니다. 정말 모든 부분이 마음에 들지만 종이에 대해선 넘나 실망했습니다.
또한 공식적으로 된다고 하는 것과 언급을 안하는 것은 다릅니다. 공식적으로 된다는 뉘양스만 풍겨도 구매한 사람은 실제로 안되면 통수맞았다는 생각을 하게되고 그 제조사 탓을 하게됩니다. 언급을 안하면 구매한 자신을 탓하는 경우가 많죠. 사람의 필압은 모두 다릅니다. 어떤사람은 많고 어떤사람은 적죠 '강하게 눌러썼을때 뒷비침이 생길 수 있다'에서 '강하게 눌러썼을 때'라는 말은 기준이 없는 그냥 뜬구름 잡는 소리입니다. 그냥 그런 구차한 문구 집어넣지 말고 안된다고 하거나 생략하는게 맞아보입니다. 그리고 뒤비침이 아니라 뒷장 잉크배김입니다.

천원짜리 모닝글로리노트 질

사실 필기감 자체는 좋아요. 적당히 매끈거리고 적당히 사각거리는 모닝글로리 노트보다 필기감이 부드럽습니다.그러나 내수성이 턱없이 부족해요. 물론 만년필을 견디는 노트는 많지 않아요. 솔찍히 살때 만년필을 견뎠으면 좋겠다라는 바램만 있었을 뿐 견딜거라고 예상한건 아니에요. 그러나 수성잉크인 마하펜의 잉크가 배기고 파인라이너 또한 받아내지 못하는 이 종이질에 조금 실망을 했습니다. 내수성이 조금만 더 좋았어도 명작이었을텐데 그래서 더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 노트를 기획하신 분이 얼마나 많은 노트를 써보았고 얼마나 많은 종이를 써보았는지는 모르겠으나. 클레르퐁텐, 미도리, 밀크 골드 프리미엄 복사용지나 밀크 포토120gsm같은 종이를 써보고 종이 샘플을 받으며 테스트 해봐야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결론은 좀더 노오오오력 해라 노오오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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